화해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소설, '불편한 편의점 2'편에 대해서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좋은 삶을 원한다면 다양한 삶의 모습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되는데 그걸 일일이 다 직접적으로 경험해서 얻기는 어렵지요. 한정된 인생의 시간, 한정된 에너지 그래서 우리는 소설을 통해서 간접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 간접경험이 직접 경험보다 인생의 핵심을 보게 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좋은 소설을 많이 읽어야 되는데 불편한 편의점 2편은 그런 관점에서 개인적으로 봤을 때 굉장히 좋은 소설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가 모방해 볼 만한 역할 모델이라든가 행동모델들을 아주 많이 채집할 수 있는 좋은 소설인 것 같습니다.
1편을 안 읽었는데 2편을 읽어도 되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 책은 사실 시즌 2 같은 성격이 있어서 그 1편에 나왔던 인물들이 많이 출연을 합니다. 하지만 1편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2편 자체만으로, 한 인물 중심의 에피소드로 짧게 짧게 완결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관계없이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1편에 출연했던 사람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궁금할 수는 있잖아요, 그런 측면이라면 인터넷을 통해서 간단한 1편의 인물들 줄거리를 참고해 보시면 될 것 같네요.
화해할 수 있는 힘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은 많은 것들과 화해를 하게 됩니다.
화해를 통해서 좋은 삶으로 발전, 변화하는 것들을 많이 볼 수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도 화해하지 못하는 많은 것들과 화해할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가족과의 화해, 꼰대로서의 경향을 깨뜨리는 계기
첫 번째는 여기 나오는 꼰대 최 사장은 일단 화해하면 떠오르는 게 가족과의 화해입니다. 우리가 가장 가까이하고 가장 많은 갈등을 갖고 있는 경우가 가족 내에서 발생을 하잖아요. 최 사장의 경우에는 아내와 자식들 사이의 갈등인 거고요. 꼰대라는 건 뭐냐 하면 과거에 자신이 성공했던 학습 효과에 대한 기억이 있는 거죠. '이렇게 성공해왔는데 뭐가 문제야' 그러니까 주변의 조언에 대해서 완전히 벽을 치게 됩니다.
시대라는 게 항상 변화하는데, 변화의 흐름에 대해서 듣고 보고 경험하고 그런 걸 통해서 자신의 일에도 발전적으로 적용하는 게 필요한데 최 사장은 그런 게 없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이제 꼰대라는 이야기를 듣는 거고요. 그런데 사실 사람이 이 시대의 변화의 흐름을 모두가 잘 이해하고 포착한다는 것 쉽지는 않을 겁니다. 어느 정도 꼰대로서의 경향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고 그리고 이거는 관성이라는 게 있어서 한 방향으로 쭉 나가게 돼요. 여기에서 누가 비난을 하게 되면 더욱 강화되는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 사장은 편의점을 드나들다가 황근배라는 캐릭터를 만나면서 여차 저차 해서 변화의 흐름에 자신의 마음을 열게 되고, 아내 하고도 화해를 하고 자녀 하고도 화해를 하게 됩니다.
가정환경과의 화해,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
왕따 민규라는 학생은 집안 환경이 끔찍합니다. 부모님 두 분이 끔찍하게 싸우는 거지요. 거의 2, 3일에 한 번씩은 난리가 나고, 자녀가 그런 부모 밑에서 산다는 것 사실 굉장히 두려운 것입니다. 그래서 집에서 도망 나옵니다. 그런데 한여름이고 너무 더워서 편의점에서 2+1 상품을 사서 한 시간에 하나씩 먹으면서 3시간을 때우다 갑니다. 그러면서 편의점에서 황근배와 대화를 통해 여러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고, 남산 도서관으로 가게 됩니다. 천국이에요. 왜냐하면 이 민규라는 학생이 책 읽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런 과정들을 통해서 그런 끔찍한 가정 환경과도 화해를 하게 되고요.
삶의 의미와의 화해,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황근배, 본인이 편의점에서 일할 때는 홍금보라는 명찰을 달게 됩니다. 가족은 홀머니의 외아들인데 아들에게 있어서 어머니는 세상과 연결된 유일한 끈으로 묘사됩니다. 삶의 의미이자 목적일 수도 있고요. 그런 어머니가 병으로 일찍 돌아가시게 되면서 삶의 의미고 목적이고 이런 것들이 다 사라지게 됩니다. 당장 죽어도 상관없는, 이런 무의미한 하루하루를 시간 때우기씩으로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저는 이런 황근배의 에피소드를 보고 마음속으로 많이 울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투영되는 삶의 굴곡은 누구가 있으니까요.
읽는 사람에 따라 각자의 눈물 포인트는 다를 것 같습니다. 하여튼 여러 에피소드에서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있는 소설인 것 같습니다.
책의 진행과정을 통해 주인공 황근배는 삶의 의미와의 화해를 하게됩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고 자신이 대학 시절부터 갖고 있었던 꿈, 연극 매개로 세상과의 끈을 잇게 됩니다. 그러니까 삶의 의미와 화해를 했다고 볼 수 있지요.
과거와의 화해, 반성
마지막으로 이제 민식과 염여사인데 염여사는 이 편의점의 주인입니다. 민식은 그 아들입니다. 민식은 우리가 봤을 때 허풍쟁이 캐릭터입니다. 말발 좋고 수환도 좋지만 내실 없이 젊을 적 추억으로 버티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폭삭 망하게 되고 이혼도 하게 되고 어머니 염여사한테 돌아와서 부담만 주는 인생을 살게 됩니다. 그냥 '이번 생은 망했다' 하면서 맥주나 마시면서 시간만 버리는 생활을 하고 있었고 염여사는 이런 아들이 너무 싫고 부담되는 거지요.
끊임없이 챙겨야 되는 그런 것들의 갈등을 직면하게 됩니다. 그래서 시골에 있는 자신의 언니 집으로 잠깐 가서 지내게 되는데, 염여사도 아들에게 유난히 냉대했던 과거의 경험들을 돌이키며 자신의 과거와 화해를 하게 됩니다. 과거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면서 민식이라는 인물이 가장 극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물론 그 과정에 황근배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과거를 반성하고 주변에 사과하는 과정을 지나게 도와줍니다. 자신의 과거와 화해를 하게 되고 마찬가지로 염여사도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반성, 화해를 하게 됩니다. 어머니와 아들 사이에 감동적인 화해가 일어나게 됩니다.
나도 화해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 그 누구와도 그리고 그 무엇과도 나도 화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능성, 나를 움직이는 힘을 이 책을 통해서 얻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소중한 바탕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주 쉽고 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니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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